←
로그인나눔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목요일 오후, 주보 마감이 다가오는데 모니터는 비어 있다.

이번 주 찬양 목록을 고르고, 설교 포스터를 만들고, 새가족 안내 카드를 손보는 일들. 하나하나는 작아 보이지만 매주 사람을 잡아먹는다. 그 시간에 성도를 심방하고 본문을 더 오래 붙잡고 싶다는 마음은, 적지 않은 부교역자의 공통된 고백이다.

그런데 2026년 가을, 그 빈 화면 앞에 새로운 조력자들이 서 있다. 문제는 도구가 있느냐가 아니다. 도구가 채워 준 시간을 어디로 돌리느냐다.


찬양에 점수를 매기는 AI

10월 2일 Christianity Today는 「How Great Is Our Claude」라는 제목으로, 예배 인도자들이 AI로 찬양 가사를 평가하고 세트리스트를 짜는 풍경을 전했다. 제목부터 익숙한 찬양 「How Great Is Our God」을 비튼 것이다.

휴스턴의 타일러 앤슨 뉴베리는 남침례교회와 독립교회에서 30년 넘게 예배를 인도해 온 사람이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예배 인도자들을 돕는 비영리단체를 꾸리고 있다. 젊은 인도자들이 그에게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 노래가 좋은 노래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그는 오랜 경험으로 몸에 밴 판단 기준이 있었다. 그것을 도구로 만든 것이 SongTheology다. 앤트로픽의 AI 클로드가 가사를 읽고, 일곱 기준으로 35점 만점의 점수를 매긴다. 성경적 근거, 교리의 명료함, 하나님 중심성, 복음의 자리, 모호하지 않은 표현, 회중이 함께 부르기 좋은지, 그리고 오래 불러도 목회적으로 견디는지.

기사에 실린 예를 보면, 한 유명 찬양은 35점 가운데 20점을 받았다. 복음이 분명하지 않고, 신학적 근거 없이 감정만 있다는 평가였다.

시드니의 예배 인도자 알렉스 모이즈가 만든 Asaph은 조금 다르다. 한 교회가 몇 달 동안 부른 찬양들을 모아, 덜 불린 주제와 신학의 빈자리, 너무 자주 반복된 감정을 짚어 준다. 성경에 기반한 세트리스트를 짜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모이즈 자신이 말한다. AI는 이런 것을 생각하도록 훈련된 존재가 아니라고.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뉴베리의 말이 인상적이다. 이 도구는 사람들을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이끌려는 시도이고, 결국 이 도구가 필요 없게 되도록 돕는 도구라는 것이다. 점수를 매기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 점수표 없이도 가사를 그렇게 읽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독일 에르푸르트대학에서 회중 음악을 연구하는 마크 포터는 짧게 경고한다. 이 도구를 자신의 성찰과 씨름을 건너뛰는 지름길로 쓸 수는 없다고.

점수가 말해 주지 않는 것

점수는 빠르게 나온다. 하지만 그 노래가 우리 공동체에서 어떻게 불려 왔는지, 어떤 눈물을 담아 왔는지는 점수가 말해 주지 않는다.

어느 교회에나 그런 찬양이 있다. 가사만 놓고 보면 신학적으로 아쉬운 데가 있지만, 몇 해 전 장례 예배 때 다 같이 울며 불렀던 노래. 교회가 어려울 때 금요기도회에서 몇 주 내내 불렀던 노래. 그 노래가 20점이든 30점이든, 그 회중에게 그 노래는 이미 하나의 고백이 되어 있다.

반대로 점수가 높은 찬양도 회중이 따라 부를 수 없다면 예배를 돕지 못한다. AI는 가사를 읽는다. 회중은 삶을 살아 낸다.

AI는 가사를 읽고,
회중은 삶을 살아 낸다.


새벽에도 대답하는 목사 챗봇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같은 시기, 목회 현장의 밤은 다른 방식으로 채워지고 있다.

The Roys Report는 9월 초, 캘리포니아 발레호 프렌드십미셔너리침례교회의 저스틴 레스터 목사를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설교와 가르침 약 200만 단어를 학습시킨 'Pastor Justin GPT'를 만들었다. 스스로 '디지털 제자훈련 도우미'라고 부른다.

교회 웹사이트는 이렇게 권한다. "지금 Pastor Justin과 대화하세요! 부끄러워할 것도, 어색할 것도 없습니다." 사람 목사가 잠든 시간에 성도들은 챗봇에게 묻는다. 직접 말하기 부끄러운 질문, 목사가 자리를 비운 순간의 갈증. 기사에 따르면 늦은 밤 신앙과 정체성에 관한 민감한 질문들도 챗봇에게 온다.

레스터 목사는 설교 작성 자체는 AI에 맡기지 않는다고 했다. 챗봇도 스스로 한계를 밝힌다. 성경 앱이나 할머니와 나누는 단체 대화방을 대신할 수 없고, 세례 같은 성례도 집례할 수 없다고.

그런데도 그로브시티칼리지의 제프리 빌브로 교수는 묻는다. AI가 목회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우리를 더 예수답게 만드는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은 사람이 되셨고, 그분의 사역은 몸과 장소의 온갖 한계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예수님은 한 번에 한 마을에 계셨고, 한 사람과 마주 앉으셨고, 밤이면 주무셨다. 그 한계 안에서 열두 제자를 세우셨고, 그들에게 일을 맡기셨다.

한계를 지니신 성육신의 목회와, 한계를 지우려는 디지털 분신은 서로 다른 길을 가리킨다. 늘 깨어 있어 언제든 대답하는 목사는 편리하다. 그러나 그것이 목자의 모습인지는 다른 문제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위험도 함께 짚는다. 챗봇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지어내고, 정확하기보다 듣기 좋은 쪽으로 기운다. 늦은 밤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듣기 좋은 대답만 돌려주는 존재가 늘 곁에 있다면, 그것은 위로가 아니라 또 다른 고립일 수 있다.

가용성은 돌봄의 시작일 수 있다. 그러나 임재의 전부는 아니다.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위험의 목록은 더 구체적이다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10월 1일 Charisma Magazine에는 교회 보험사 브라더후드뮤추얼의 변호사 코디 루이스가 쓴 안내가 실렸다. 보험사가 후원한 기사다. 생성형 AI를 쓸 때 짚어야 할 것을 크게 넷으로 정리한다. 사실 검증, 저작권, 편향, 개인정보와 보안.

예가 구체적이다. AI에게 C.S. 루이스의 인용문 다섯 개를 달라고 하면 그럴듯한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확인해 보면 그 가운데 하나 이상은 루이스가 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 설교 원고나 주보에 그대로 실리면, 교회가 거짓 인용을 퍼뜨리게 된다.

개인정보도 마찬가지다. 성도와 헌금자, 직원의 정보가 프롬프트에 실려 외부로 나갈 수 있다. 그래서 기사는 소비자용 AI 도구에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나 민감한 정보를 넣지 말고, 학습에 쓰이는 기능은 끄고, 필요하면 조직용 도구를 고려하라고 권한다. 저작권을 위해서는 표절 검사와 이미지 역검색을, 편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을 일부러 요청해 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회의 사명과 가치에 맞는 AI 사용 지침을 공식적으로 세우라고 한다. 특히 목회적 돌봄이나 민감한 상황에 관한 결정이라면 AI의 대답 하나에 기대지 말라고 덧붙인다.

보험사조차 목회 AI 정책과 사람의 검증을 권하는 시대다.

같은 날 한국에서도 『AI, 교회 사역을 만나다』(더디퍼런스)가 나왔다. 한국기독AI작가협회 소속 다섯 사람이 함께 쓴 책이다. 현직 목회자와 방송작가, 교육공학 박사, AI 플랫폼 대표가 참여했다.

예배 디자인, 교육과 양육, 홍보와 전도, 영상과 확장의 네 영역에서 주보, 예배 스크린, 교육 자료 같은 17개 프로젝트를 다룬다. 프로젝트마다 QR코드로 실제 프롬프트와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전문 디자인 인력이 없는 작은 교회를 위한 책이다.

그런데도 책은 먼저 AI를 유행이 아니라 '청지기의 도구'로 두라고 말한다. 추천사를 쓴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원로)도 AI를 신학적 분별과 윤리적 책임 아래 써야 할 청지기의 도구라고 했다. 질문은 "쓸까 말까"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떤 신앙으로 쓸까"다.

작은 교회일수록 도구의 유혹과 책임이 동시에 커진다. 사람이 적으니 도구가 더 반갑고, 사람이 적으니 검증할 눈도 더 적다.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덜어 낸 시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찬양에 점수가 매겨지고, 새벽에도 답이 오고, 목요일 오후의 모니터가 채워질수록 목회는 더 선명해져야 한다.

AI가 덜어 준 시간이 더 빠른 콘텐츠로 다시 채워진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셈이다. 주보를 30분 일찍 끝냈다면 그 30분은 지난주 결석한 성도에게 거는 전화로 가야 한다. 찬양 목록을 빨리 골랐다면 남은 시간은 찬양팀과 함께 그 가사를 소리 내어 읽고 기도하는 데 써야 한다.

덜어 낸 시간은 더 긴 경청과, 더 정직한 고지와, 더 따뜻한 자리로 가야 한다. 여기서 '정직한 고지'란 AI를 썼다면 썼다고 밝히는 일이다. 주보 디자인이든 교육 자료든, 교회가 어디에 AI를 쓰고 어디에는 쓰지 않는지 성도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

점수는 참고일 뿐이다. 챗봇은 동행의 입구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성찬과 심방과 눈물의 자리는 대신하지 못한다.

AI가 덜어 준 시간은
더 빠른 콘텐츠가 아니라
더 긴 경청으로 가야 한다.


이번 주, 한 줄로 적어 보기

찬양 채점 AI와 목사 챗봇 사례 | 점수는 났는데, 예배는 아직이다 본문 이미지

이번 주, 우리가 도구에게 맡긴 일과 사람에게만 맡길 일을 한 줄로 적어 보면 어떨까.

"주보 디자인과 찬양 목록 초안은 도구에게. 결석한 세 분께 거는 전화와, 찬양팀과 드리는 기도는 사람에게."

그 경계가 곧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예배는 점수를 넘어 예배가 된다.

시편 기자는 "새 노래로 그를 노래하며 즐거운 소리로 아름답게 연주할지어다"(시 33:3)라고 했다. 아름답게 연주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노래가 새 노래가 되는 것은,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서 새로워질 때다. 점수표는 그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함께 읽기

· 한국교회 트렌드 2027 프롬프트 크리스천 | 프롬프트는 묻지만, 목회는 곁에 선다 — https://blog.naver.com/haramprok/224431133342

· AI 목사 '디지털 쌍둥이' 사례 | 목회자 AI는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가 — https://blog.naver.com/haramprok/224419635994

참고 자료

· Kelsey Kramer McGinnis, How Great Is Our Claude, Christianity Today (2026.10.2)

· California pastor rolls out AI-duplicate, a 'digital discipleship assistant', The Roys Report (2026.9)

· Cody Lewis(Brotherhood Mutual), Managing Generative AI in Ministry, Charisma Magazine 후원 콘텐츠 (2026.10.1)

· 한국기독AI작가협회, 『AI, 교회 사역을 만나다』(더디퍼런스, 2026)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창가에 2026. 10. 4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