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아침 현관에서 처음 온 사람을 만나는 몇 분은 짧지만 가볍지 않다.
친절하려고 던진 "어느 교회 다니다 오셨어요?"라는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심문처럼 들릴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는 판단이 성급한 낙인이 될 수도 있다. 유모차를 밀고 오는 젊은 엄마에게 "아기가 많이 보채네요, 자모실로 가시죠" 하고 건넨 한마디가 배려로 들릴지 눈치로 들릴지는 말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정한다.
그렇다고 실제 방문자를 상대로 봉사자가 시행착오를 겪게 할 수는 없다. 한 번 불편했던 첫인상은 다시 만회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생성형 AI로 가상의 방문자와 짧게 대화해 보는 리허설이다. 사람에게서 배워야 할 환대를 기계로 대신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내 말의 습관을 미리 점검해 보자는 이야기다.
미리 밝혀 둘 것이 있다. 공개 자료에서 특정 교회가 이 방식으로 성과를 냈다는 검증 가능한 수치나 장기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은 실적을 소개하지 않는다. 확인된 위험관리와 익명화 지침을 바탕으로 한 소규모 시범안이며, 실제 효과는 교회가 직접 평가해야 한다.
환대는 정보를 캐는 기술이 아니다
환대팀 교육은 흔히 시설 위치와 등록 절차를 외우는 데서 끝난다. 화장실은 어디고, 유아실은 몇 층이고, 새가족 카드는 어디서 받는지. 모두 필요한 정보다. 그러나 첫 만남에서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묻지 않을지 아는 일이다.
방문 이유, 가족관계, 질병, 경제 형편, 이전 교회에서의 갈등은 상대가 스스로 말하더라도 현관에서 자세히 확인할 내용이 아니다. 봉사자의 역할은 필요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공간과 화장실, 유아 동반 동선, 접근 가능한 좌석처럼 지금 필요한 공개 정보를 상대가 선택할 수 있게 안내하는 데 있다.
성경도 환대를 감시나 점검으로 그리지 않는다. 히브리서 기자는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 13:2)고 권한다. 나그네를 영접한 일은 곧 주님께 한 일이라는 말씀(마 25:35, 40)도 있다. 야고보서는 더 구체적이다. 금 가락지를 낀 사람에게는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너는 거기 서 있든지" 하는 모습을 두고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약 2:1-4)고 한다. 처음 온 사람의 옷차림과 말투로 환대의 온도를 달리하는 일이 초대교회에서도 문제가 되었다는 뜻이다. 바울의 권면은 이렇게 요약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롬 15:7). 받는다는 것은 조건을 확인한 뒤에 허락하는 일이 아니다.
AI 리허설의 장점은 실제 교인의 사연 없이도 여러 반응을 반복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말수가 적고 안내지를 먼저 읽고 싶은 성인",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짧은 설명을 원하는 방문자", "휠체어 이동 경로만 묻는 사람"처럼 상황은 만들되 이름, 나이, 국적, 진단명, 실제 사건은 넣지 않는다. 역할의 핵심도 성격을 추측하는 데 두지 않는다. 봉사자는 열린 질문 한 번, 선택지 두 개, 거절을 존중하는 마무리를 연습한다.
말 몇 개만 바꿔도 느낌이 달라진다. "등록부터 하세요" 대신 "안내만 받으실까요, 자리를 함께 찾아 드릴까요?" 하고 묻는다. 상대가 "괜찮아요" 하면 더 묻지 않고 "필요하실 때 말씀해 주세요" 하고 물러선다. 이 두 문장의 차이를 몸으로 익히는 데는 한 번의 연습이 설명 열 줄보다 낫다.

좋은 시나리오는 실제 사람을 닮지 않아야 한다

가장 위험한 준비법은 지난주 방문자의 일을 자세히 옮겨 적고 이름만 'A씨'로 바꾸는 것이다.
이름을 지워도 드문 직업, 가족 구성, 장애, 사건 날짜를 합치면 공동체 안에서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 작은 교회일수록 더 그렇다. 영국 정보위원회(ICO)의 익명화 안내는 익명화를 이름 삭제로 보지 않고 식별 가능성의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다룬다. 안내문의 목차에는 '의욕적인 침입자 시험(motivated intruder test)'이라는 평가 방식이 올라 있고, 익명화와 가명처리(pseudonymisation)가 다르다는 점도 따로 설명한다. 작은 교회에서 이 말은 특히 무겁다. 한 가지 정보만으로는 알아볼 수 없어도 여러 정보를 맞춰 보면 누구인지 드러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우리 법에도 비슷한 무게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는 사상·신념,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민감정보로 정하고 원칙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게 한다. 여기서 사상·신념에는 종교적 신념에 관한 정보가 들어간다는 해설이 일반적이고, 건강 정보에는 병력과 신체적·정신적 장애 정보가 포함된다. 교회는 이 두 가지를 날마다 가까이서 다룬다. 누가 어느 교회에서 왔는지, 누가 어떤 병을 앓는지 하는 이야기는 교회에서는 평범한 대화지만 법의 눈으로는 조심해야 할 정보다. 교회가 이 법의 적용을 어떻게 받는지는 법률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고, 이 글이 그것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가명처리와 익명화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실무적 경고는 어느 쪽에서든 유효하다.
따라서 시나리오는 실제 기록을 변형하지 말고 처음부터 합성한다. 상담일지, 심방 메모, 새가족 카드, 기도제목, 출석 기록, 아동·청소년 정보는 입력 금지다. "우리 교회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과 닮으면 폐기한다"는 기준도 둔다. 담당자 두 명이 여러 정보의 조합으로 알아볼 수 있는지를 살핀 뒤, 외부 AI 서비스에 넣어도 되는 비민감 문장만 승인한다. 서비스의 보존 기간과 학습 이용 조건을 확인할 수 없다면 온라인 도구를 쓰지 않고, 인쇄한 역할 카드로 같은 훈련을 진행한다. 카드로 해도 효과의 반은 얻는다.

AI에게는 정답이 아니라 반응의 변화를 맡긴다
프롬프트는 "좋은 환대 문장을 써 줘"보다 좁아야 한다. 정답을 받아 외우면 환대가 아니라 대본 낭독이 된다. AI에게 맡길 일은 모범 답안이 아니라, 봉사자의 말에 따라 방문자의 반응이 달라지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지시가 가능하다.
당신은 교회에 처음 왔지만 개인정보를 말하고 싶지 않은 가상의 성인입니다.
봉사자의 질문이 선택권을 주면 짧게 답하고, 사생활을 캐면 불편함을 표현하세요.
위기·상담·범죄·의료 상황은 만들지 마세요.
다섯 차례 대화 뒤에는 정답을 말하지 말고,
선택권을 준 표현과 압박으로 들린 표현을 각각 표시하세요.
이 지시가 결과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진행자가 먼저 몇 번 시험해 본다. 방문자 역할이 갑자기 가족 이야기를 지어내지는 않는지, 위기 상황을 끌어오지는 않는지, 봉사자를 칭찬하거나 꾸짖는 식으로 평가자 노릇을 하지는 않는지 확인한 뒤에 쓴다.

리허설은 한 번에 7분이면 충분하다. 처음 1분은 역할과 중단 규칙을 읽는다. 다음 3분은 한 사람이 봉사자 역할로 대화한다. 그다음 2분은 관찰자가 질문 수, 개인정보 요구, 선택지 제공, 거절 존중을 표시한다. 마지막 1분은 같은 장면의 첫 두 문장만 다시 말해 본다. 짧은 시간에 한 번 실수하고, 한 번 고쳐 말해 보는 것이다.
AI가 감정이나 의도를 단정하면 참여자는 그 문장을 따르지 않고 '근거 없는 추정'으로 표시한다. "이 사람은 지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같은 문장을 사실처럼 받아들이면 봉사자는 실제 현관에서도 사람의 표정을 단정하는 버릇을 얻게 된다. 대화 전체를 점수화해 봉사자 순위를 매기지 않으며, 원문 로그도 교육이 끝나면 정해 둔 기간에 따라 삭제한다.
처음에는 네 가지 장면이면 된다. 안내를 원하지 않는 방문자, 예배실 위치만 묻는 방문자, 소음이 적은 자리를 원하는 방문자, 예배 뒤 담당자와 이야기할 방법을 묻는 방문자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AI가 목회상담을 흉내 내게 하지 않는다. 봉사자는 공개된 상담 신청 절차나 당일 책임자 연결 여부만 안내한다. 긴급한 위험 신호가 나오면 리허설을 중단하고, 교회가 미리 정해 둔 실제 안전 절차를 다시 확인한다. AI가 위기 판단자나 영적 조언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경계다.

작은 시범에도 중단 기준이 필요하다
NIST의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는 2023년 1월에 1.0이 나왔고 자발적으로 쓰는 틀이다. AI의 설계·개발·사용·평가에 신뢰성 고려를 넣도록 돕는다. 2024년 7월에는 생성형 AI의 고유한 위험을 짚는 별도 프로필도 나왔다. 교회 인증이나 목회 품질 보증은 아니지만, 이 프레임워크와 플레이북의 Govern, Map, Measure, Manage 흐름은 시범 운영을 점검하는 데 빌려 쓸 수 있다. 책임자를 정하고, 첫 만남에서 생길 위험을 그리고, 관찰 가능한 오류를 세고, 고치거나 멈추는 순서다.
두 주 동안 환대팀 네 명만 참여시키고, 실제 방문자에게는 어떤 실험도 하지 않는다. 시작 전에는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상대가 거절하면 멈춘다, 모르면 담당자에게 연결한다"라는 세 문장을 각자 소리 내어 말하게 한다. 훈련 뒤에는 유창함이 아니라 행동을 본다. 한 장면에서 질문을 몇 개 했는가, 선택지를 주었는가, 추정하는 표현을 썼는가, 거절 뒤에 추가 질문을 했는가를 이름 없이 집계한다. 결과가 좋아 보여도 "AI 덕분에 환대가 좋아졌다"고 단정하지 않고, 진행자가 관찰한 제한된 변화로만 기록한다.
평가표에는 자유서술보다 관찰 가능한 다섯 항목을 둔다. 첫인사가 짧았는가, 상대에게 답하지 않을 권리를 주었는가, 필요한 시설 정보를 정확히 확인했는가, 도움을 거절당한 뒤 물러났는가, 자기 권한 밖의 요청을 책임자에게 넘겼는가다. 각 항목은 '잘함'과 '연습 필요' 두 칸으로만 표시하고 참가자의 이름은 적지 않는다. 연습이 필요한 칸이 있어도 그것은 그 사람의 성품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이번 장면에서 보인 말의 습관일 뿐이다.
AI의 피드백과 사람의 관찰이 다르면 사람의 판단을 자동으로 덮어쓰지 말고, 어느 문장 때문에 차이가 생겼는지 함께 읽는다. 특히 말이 유창하다는 이유로 경계를 넘은 질문을 좋은 응대로 채점하는 일이 없는지 살핀다. 기계는 매끄러운 문장을 잘 알아보고 사람은 편안한 문장을 잘 알아본다. 둘이 다를 때 그 틈에서 배울 것이 나온다.
시범이 끝나면 도구를 계속 쓸지를 세 가지 질문으로 결정한다. 실제 사연 없이도 훈련이 가능했는가. 종이 역할극보다 발견한 문제가 분명했는가. 오류를 검토하는 시간이 교육 이익보다 크지 않았는가. 하나라도 답하기 어렵다면 확대하지 않는다. 계속하더라도 분기마다 시나리오를 다시 검토하고, 교회 시설이나 담당 절차가 바뀌면 사실 항목부터 고친다. 예배 시간이 바뀌었는데 옛 시간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AI는 정확한 환대 도구가 아니다.
중단 기준은 시작하기 전에 글로 써 둔다. AI가 자해·학대·의료·법률 위기를 임의로 만들거나, 특정 집단을 고정관념으로 묘사하거나, 참가자가 실제 교인의 사연을 입력하면 즉시 세션을 끝낸다. 같은 유형의 오류가 두 번 나오면 프롬프트를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도구 사용을 보류한다. 봉사자가 불쾌감이나 평가받는 압박을 느낄 때도 종이 역할극으로 전환한다. 효율보다 사람의 안전과 참여의 동의가 먼저다.
화면 밖에서 확인되는 환대

리허설의 목적은 '완벽한 응대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처음 온 사람을 교회의 데이터로 보지 않고, 말할 것과 말하지 않을 것을 스스로 선택할 이웃으로 대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있다. AI는 같은 장면을 지치지 않고 반복할 수 있다. 그러나 표정의 미묘함을 책임 있게 읽지 못하고, 상처의 맥락을 알지 못하며, 공동체의 약속을 대신 질 수 없다.
시범이 끝나면 화면의 점수보다 현관의 질문을 다시 보자.

안내 문구가 쉬운가. 이동 동선이 실제로 열려 있는가. 조용히 예배만 드리고 싶은 사람을 붙잡지 않는가. 도움이 필요할 때 책임 있는 사람에게 연결되는가. 휠체어를 탄 사람이 경사로를 찾느라 한 바퀴 돌지 않아도 되는가. 한국어가 서툰 방문자가 읽을 수 있는 짧은 안내판이 있는가.
환대는 모의대화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사람에게 실수하기 전에 우리의 습관을 발견하고 고치는 연습은 할 수 있다. AI가 맡을 수 있는 자리는 바로 거기까지이며, 사람을 맞고 곁을 내어 주는 책임은 끝까지 교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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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AI Risk Management Framework,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확인: 2026.10.6)
AI RMF Playbook, NIST AI Resource Center (확인: 2026.10.5)
Anonymisation, 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 (확인: 2026.10.6)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민감정보의 처리 제한)
성경: 개역개정 마 25:35, 40, 롬 15:7, 히 13:2, 약 2:1-4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창가에 2026. 10. 6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