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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연장자 제자훈련 | 출석부에 적히지 않는 믿음의 유산 (시 145:4)

교회 연장자 제자훈련 | 출석부에 적히지 않는 믿음의 유산 (시 145:4) 본문 이미지

매주 교회 사무실에는 숫자가 모인다.

주일 출석, 새가족 등록, 세례자 수, 헌금 내역. 교회 일을 하다 보면 이 숫자들이 한 주의 성적표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다. 오른 주에는 마음이 놓이고 내린 주에는 마음이 내려앉는다. 숫자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숫자는 우리가 센 것만 보여 준다.

지난 10월 6일 기독일보에 실린 기사 하나가 이 성적표에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출석 통계표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세븐스프링스침례교회의 스티븐 제임스 목사가 크리스천포스트에 쓴 기고문을 소개한다. 원문 제목은 "연장자 교인들이 교회의 가장 든든한 제자훈련 자원일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 게재일은 10월 3일이다. 이 글은 그 기고와 같은 날 보도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소개 기사를 함께 읽으며, 우리 교회에서 무엇을 해 볼 수 있을지 생각해 본 글이다. 기고의 주장과 내 제안은 구분해서 적었다.


곁에 앉아 있는데 보지 못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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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의 진단은 단순하다. 교회는 새 영혼을 만나고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마음을 쏟느라, 이미 곁에 앉아 있는 신실한 믿음의 선배들을 지나친 채 외부 자원과 새 프로그램부터 찾는다는 것이다. 새 교재와 새 강사와 새 앱을 찾기 전에, 같은 자리에 수십 년째 앉아 온 사람들을 먼저 보았느냐고 묻는다.

기고가 드는 장면들은 구체적이다. 최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 주는 한 과부의 돌봄이 있다. 이런 돌봄은 사역 보고서에 한 줄도 올라가지 않는다. 가뭄과 재정의 불확실성을 견뎌 낸 은퇴한 농부는 고난을 하나님께 버림받은 증거로 오해하기 쉬운 청년의 곁에서, 책에서 읽은 문장이 아니라 살아 낸 시간으로 말해 줄 수 있다. 자기 과거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해서 회개와 화해가 어떤 모양인지 삶으로 보여 주는 신자도 있다. 출석 통계표가 말해 주지 않는 것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는 짚어 두고 싶다. 기고는 구체적인 통계나 조사 결과를 내세우지 않는다. 기고자 개인의 목회 경험과 일반적인 사례에 기대어 쓴 글이다. 그러니 이 글을 "연장자가 제자훈련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로 읽으면 안 된다. 이것은 교회가 놓치고 있던 자리를 가리키는 목회적 관찰이고, 우리가 자기 교회에서 확인해 볼 질문이다.


전해지는 것은 성공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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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신앙이 세대를 따라 흐르기를 기대한다. "대대로 주께서 행하시는 일을 크게 찬양하며 주의 능한 일을 선포하리로다"(시 145:4). 몇 절 뒤에는 "그들이 주의 크신 은혜를 기념하여 말하며 주의 의를 노래하리이다"(시 145:7)가 이어진다. 눈여겨볼 것은 전해지는 내용이다.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주께서 행하시는 일"이다. 오래 믿음을 지켜 온 성도의 진짜 자산은 잘 살아온 이력이 아니라, 실패와 연약함 속에서도 끝까지 붙들어 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디도서 2장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바울은 디도에게 "바른 교훈에 합당한 것을 말하라"고 한 뒤(딛 2:1), 늙은 남자와 늙은 여자, 젊은 여자와 젊은 남자를 차례로 불러 각각의 삶에 그 교훈을 잇는다. 늙은 남자는 절제하며 경건하며 신중하며 믿음과 사랑과 인내에 온전하게 하고(딛 2:2), 늙은 여자는 행실이 거룩하며 선한 것을 가르치는 자들이 되라고 한다(딛 2:3). 바울은 디도 자신에게도 "범사에 네 자신이 선한 일의 본을 보이라"고 한다(딛 2:7). 제자훈련이 교리를 머리에 옮겨 담는 일로 끝나지 않고 결혼과 절제, 가정과 관계의 자리까지 뻗어 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훈련이 신뢰를 얻는 것은 삶을 먼저 살아 낸 사람에게서다.

고린도전서 12장도 떠오른다. 바울은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으니"(고전 12:18)라고 한다. 이어서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고 하지 못하고, 머리가 발더러 쓸 데가 없다고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고전 12:21). 연장자 성도는 교회라는 몸에서 '이제는 은퇴한 지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거기 두신 지체다. 교회가 이들을 위로와 돌봄의 대상으로만 보고 가르치고 이끄는 자원으로 보지 않는다면, 몸의 한 부분이 쓰이지 않은 채 남는 것이다.


나이가 곧 성숙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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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나이 든 성도를 이상화해서는 안 된다. 오래 출석했다고 저절로 지혜가 생기지도 않고, 연륜이 건강하지 못한 교회 문화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도 없다. 기고자도 분명히 선을 긋는다. 어떤 경험과 조언도 성경의 검증을 거쳐야 하고, 개인의 경험이 성경의 가르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필요한 것은 "옛날에는 교회가 이랬다"는 회고담이 아니라 정직한 대화다. 기고는 몇 가지 질문을 제안한다. 젊었을 때 하나님에 대해 잘못 알았던 것은 무엇인가. 기도가 바라던 대로 응답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가. 결혼과 자녀 양육을 다시 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하겠는가. 끝까지 그리스도를 신뢰하게 한 말씀은 무엇인가. 눈여겨볼 점은 앞의 세 질문이 모두 '틀렸던 것'과 '아쉬웠던 것'을 묻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질문은 자랑이 아니라 고백을 청한다. 매끈한 대답보다 투박해도 정직한 대답이 젊은 신자에게 더 큰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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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는 내 생각이다. 이런 질문은 받는 사람에게 부담일 수 있다. 말씀드리고 싶지 않은 아픔이 있는 분에게 대답을 요구해서는 안 되고, 가족의 이야기는 본인이 말씀하신 만큼만 듣고 그 자리에 두는 것이 예의다. 정직한 대화는 캐묻는 대화와 다르다.


듣는 일은 양쪽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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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는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기고는 장년 성도도 젊은 세대가 마주한 새로운 문화와 기술, 직업 환경, 관계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을 모든 경험과 조언을 판단하는 최종 기준으로 삼되,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배우는 관계가 세대 간 제자훈련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같은 날 보도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한국교회 트렌드 2027』이 겹쳐 읽힌다. 기독일보에 따르면 이 책은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성도들이 관계와 돌봄을 더 원한다고 짚으며, 이를 '아날로그 영성'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조사는 2026년 5~6월에 담임목사, 기독교인, 청년부 사역자 등 한국교회 관련 6개 분야 총 3,750명을 대상으로 했다. 항목별 세부 표본과 방법은 보도에 나와 있지 않다.

수치를 보면 이렇다. AI 시대 목회자의 1순위 역량으로 목회자 42%, 성도 39%가 관계적 목회(심방, 상담, 돌봄)를 꼽았다. 교회의 역할로는 목회자와 성도 모두 현장예배의 깊이와 집중도 강화(목회자 67%, 성도 56%)를 첫째로, 소그룹 활성화(목회자 65%, 성도 35%)를 둘째로 꼽았다. 선호하는 설교에서도 목회자와 성도의 1순위가 모두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설교(목회자 45%, 성도 41%)였다. 기술이 빨라질수록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더 빠른 정보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만나 믿음을 나누는 자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것은 설문 응답이지 세대 간 제자훈련의 효과를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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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령별·생애주기별로 촘촘하게 나뉜 교회에서는 세대가 서로 만나는 길이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 영아부부터 장년부까지 이어지는 부서 구조는 분명 유익하다. 기고도 큰 교회일수록 연령대별 분리로 세대 교류가 줄어들 수 있으니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칸막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은 누군가 일부러 하지 않으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다리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아래는 기고에 나온 방법이 아니라 내 제안이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된다.

젊은 부부와 노부부가 한 달에 한 번 같이 식사하는 것, 청년과 권사님을 한 학기 동안 짝 지어 기도로 동행하게 하는 것, 소그룹에서 상실을 통과한 장로님이 그때 붙들었던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 반대로 청년이 일터에서 겪는 기술과 직업의 고민을 연장자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가르치려는 대화로 흐르지 않게, 질문으로 시작하면 좋다.

준비할 것도 있다. 연장자 성도의 체력과 건강 형편을 배려해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를 교회 전체에 공개하거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는 약속을 먼저 한다. 상담이나 가정의 사정이 오가는 자리라면 더 조심한다. 마지막으로 나눈 이야기가 성경과 어긋나는지 점검할 사람을 곁에 두면 기고가 말한 '성경의 검증'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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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에는

새 교재를 사기 전에,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에 먼저 이렇게 물어볼 일이다. 우리가 길러 내고 싶은 성품을 이미 삶으로 보여 주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답은 대개 주일마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분들 가운데 있다. 출석부에는 이름 하나로 적히지만, 그분들이 걸어온 세월에는 다음 세대에게 건넬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주일에는 그런 분 한 분 곁에 앉아 이렇게 여쭈어 보면 어떨까. 젊으셨을 때 하나님에 대해 잘못 알았던 것이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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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소그룹 목회, 교회가 되는 삶으로 | 월간목회 10월호 구역 특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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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기독일보, 「출석 통계표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 2026-10-06 (christiandaily.co.kr/news/165010)

기독일보, 「AI 영향력 커질수록 '아날로그 영성' 갈망한다」, 2026-10-06 (christiandaily.co.kr/news/165033)

Stephen James, 「Older members may be your church's best discipleship resource」, Christian Post

개역개정 성경 (대한성서공회)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창가에 2026. 10. 11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