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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설교를 맡기지 않고
설교 준비에 활용하는 법

AI는 설교의 출처가 아니라, 설교자의 연구와 점검을 돕는 보조 도구여야 합니다.

말씀을 중심에 두고 AI를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설교 준비를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말씀을 중심에 두고 AI를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설교 준비를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이 글의 흐름
  • 01 설교 준비에서 AI가 비교적 유용한 영역
  • 02 사례: 누가복음 15장으로 설교를 준비한다면
  • 03 1단계: 본문 관찰을 위한 질문 확장하기
  • 04 2단계: 배경지식을 조사할 항목 찾기
  • 05 3단계: 내가 세운 설교의 논리를 점검하기
  • 06 4단계: 청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점검하기
  • 07 AI에게 맡기지 말아야 할 일
  • 08 설교 준비를 위한 AI 사용 원칙
  • 09 AI가 절약한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목회자에게도 새로운 질문이 생겼습니다.

“AI로 설교를 준비해도 되는가?”

이 질문에는 서로 다른 두 문제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AI가 설교문을 대신 작성하도록 해도 되는가라는 신학적·윤리적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설교자가 연구와 퇴고를 위해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실무적 문제입니다.

두 문제를 구분하지 않으면 논의는 쉽게 극단으로 흐릅니다.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목회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단정하거나, 반대로 시간을 절약해 준다는 이유로 설교 준비의 핵심 과정까지 AI에 맡길 수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원칙은 분명합니다.

AI는 설교의 출처가 아니라, 설교자의 연구와 점검을 돕는 보조 도구여야 합니다.

설교자는 AI가 생산한 문장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말씀을 읽고,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보며, 그 말씀을 오늘의 회중에게 증언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AI 활용의 기준은 “얼마나 편리한가?”가 아니라 “설교자의 해석과 책임을 훼손하지 않는가?”가 되어야 합니다.

설교 준비에서 AI가 비교적 유용한 영역

AI는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빠르게 분류하고, 여러 가능성을 제안하며, 작성된 문장을 점검하는 일에 유용합니다. 설교 준비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조 업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본문을 관찰하기 위한 질문 만들기
  • 반복되는 단어나 대조 구조 찾기
  • 연구해야 할 역사적·문화적 항목 정리하기
  • 설교 개요의 논리적 연결 점검하기
  • 어려운 표현을 청중의 수준에 맞게 바꾸기
  • 소그룹 나눔 질문이나 주보 요약문 초안 만들기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초안’과 ‘점검’입니다. AI의 결과는 완성된 해석이 아니라 설교자가 검토해야 할 재료입니다. 이를 실제 본문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사례: 누가복음 15장으로 설교를 준비한다면

누가복음 15장의 이른바 ‘탕자의 비유’를 설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I를 켜자마자 “누가복음 15장 설교문을 써 줘”라고 요청하면 빠르게 원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설교자가 본문과 직접 씨름하기 전에 AI의 해석이 사고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인터넷에 널리 반복되는 익숙한 해석과 예화를 재조합한 평범한 설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문장은 자연스럽더라도 본문의 문맥이나 세부 내용이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따라서 첫 단계에서는 AI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성경을 직접 읽으면서 반복되는 표현, 등장인물의 행동, 이야기의 전환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기록합니다. 특히 누가복음 15장은 11절부터 시작되는 둘째 아들의 이야기만 떼어 읽어서는 안 됩니다.

본문은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러 가까이 왔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 불평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이어지는 잃은 양, 잃은 드라크마, 잃은 두 아들의 이야기는 이 불평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입니다. 이러한 문맥을 먼저 관찰한 뒤 AI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단계: 본문 관찰을 위한 질문 확장하기

AI의 답보다 질문을 통해 다시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는 관찰 과정을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AI의 답보다 질문을 통해 다시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는 관찰 과정을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직접 관찰을 마쳤다면 AI에게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도록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누가복음 15장 1–32절을 설교하기 위해 본문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해석이나 설교문을 작성하지 말고, 문학적 구조와 반복되는 표현, 등장인물의 행동, 1–2절과 세 비유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관찰 질문 15개를 제시해 주세요.

이렇게 요청하면 AI는 “아버지는 왜 두 아들 모두에게 직접 나아가는가?”, “세 이야기에서 잃은 것을 되찾은 뒤 반복되는 반응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들이 모두 중요하거나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설교자가 본문을 다시 읽게 만드는 질문이라면 연구의 보조 도구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AI에게 답을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기 위한 질문을 얻는 것이 목적입니다.

2단계: 배경지식을 조사할 항목 찾기

누가복음 15장을 설명하면서 당시의 상속 관습, 돼지를 치는 일의 의미, 잔치와 명예 문화 등을 언급하는 설교가 많습니다. 문제는 출처가 불분명한 설명도 설교자들 사이에서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AI 역시 이런 통속적인 설명을 확정된 사실처럼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AI에게 배경지식 자체를 믿고 맡기기보다,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 목록을 작성하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누가복음 15장 11–32절을 역사적·문화적으로 연구할 때 확인해야 할 주제를 목록으로 제시해 주세요. 각 항목을 ‘본문에 직접 기록된 내용’, ‘역사 자료로 확인해야 할 내용’, ‘추론이나 설교적 상상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구분해 주세요. 확인되지 않은 관습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마세요.

이 요청의 핵심은 사실과 추론을 구분하도록 지시한 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시를 추가해도 AI가 항상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 관습이나 유대 사회에 관한 설명은 신뢰할 만한 주석, 성경사전, 전문 연구서를 통해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AI가 책이나 논문의 이름을 제시했다면 실제로 존재하는 자료인지, 그 자료가 정말 해당 주장을 하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AI는 확인의 대상을 제안할 수 있지만, 확인을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3단계: 내가 세운 설교의 논리를 점검하기

본문 연구와 묵상을 거쳐 설교의 중심 문장을 직접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집을 떠난 죄인뿐 아니라, 집 안에서 공로를 주장하는 죄인에게도 먼저 찾아온다.

이제 설교자는 이 중심 문장을 기준으로 개요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1. 아버지를 떠나 자유를 찾은 둘째 아들
  2. 아버지 곁에서 공로를 주장한 첫째 아들
  3. 두 아들에게 모두 먼저 나아간 아버지

이 단계에서 AI에게 원고 작성을 맡기는 대신, 논리적 약점을 검토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누가복음 15장 11–32절을 바탕으로 제가 작성한 설교의 중심 문장과 개요입니다. 각 항목이 중심 문장을 뒷받침하는지 검토해 주세요. 본문에서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 논리적 비약, 불필요한 반복이 있다면 지적해 주세요. 새로운 설교문은 작성하지 마세요.

이처럼 요청 범위를 제한하면 AI가 설교자의 역할을 대신하기보다 편집자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론 AI의 지적도 그대로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본문과 설교 목적에 비추어 타당한 지적만 선택해야 합니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설교자에게 있습니다.

4단계: 청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점검하기

목회자는 오랫동안 사용해 온 신앙 언어를 성도들도 당연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회개’, ‘칭의’, ‘은혜’, ‘자기 의’와 같은 표현은 교회에 처음 온 사람에게 매우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작성한 원고 일부를 AI에 제공하고 다음과 같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도 함께 듣는 설교입니다. 의미를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신학 용어와 긴 문장을 찾아 주세요. 수정문을 바로 만들기보다, 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지 먼저 설명해 주세요.

이 과정은 설교의 신학적 내용을 약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내용을 더 분명한 언어로 전달하기 위한 점검입니다.

단, 성도 개인의 사연이 들어간 원고를 입력할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름을 지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역, 직업, 가족관계, 질병과 같은 정보가 결합되면 특정인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상담 기록이나 공개되지 않은 개인사는 AI에 입력하지 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AI에게 맡기지 말아야 할 일

설교 준비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단계를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의 일은 목회자의 고유한 책임에 속합니다.

첫째, 공동체에 필요한 말씀을 분별하는 일입니다. AI는 교회의 형편을 정보로 처리할 수는 있지만, 성도들과 함께 울고 기도하며 형성된 목회적 관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 본문의 의미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일입니다. AI는 서로 다른 해석을 요약할 수 있지만, 무엇이 성경 전체의 증언과 교회의 신앙에 합당한지 책임 있게 고백하지 못합니다.

셋째, 설교의 증언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설교는 정확한 정보를 배열하는 행위만이 아닙니다. 설교자가 말씀 앞에서 자신도 심판받고 위로받은 후, 그 말씀을 공동체 앞에서 증언하는 행위입니다.

넷째, 결과에 책임지는 일입니다. AI가 부정확한 성경 해석이나 조작된 출처를 제시했더라도, 그것을 강단에서 사용한 책임은 설교자에게 있습니다.

설교 준비를 위한 AI 사용 원칙

실제 사역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울 수 있습니다.

  1. AI를 사용하기 전에 본문을 먼저 읽고 관찰한다.
  2. AI에게 완성된 설교문보다 질문, 분류, 검토를 요청한다.
  3. 성경 해석과 역사적 정보는 신뢰할 만한 자료로 교차검증한다.
  4. AI가 만든 예화와 인용문은 출처가 확인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다.
  5. 목회상담과 성도의 개인정보는 입력하지 않는다.
  6. 설교의 중심 명제와 적용은 설교자가 직접 결정한다.
  7. AI의 문장을 사용하더라도 자신의 언어와 신학적 책임 아래 다시 작성한다.
  8. 사용한 AI 서비스에 입력 내용이 어떻게 저장·활용되는지 확인한다.

AI가 절약한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AI가 절약한 시간을 다시 말씀과 사람을 향해 사용하는 목회를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AI가 절약한 시간을 다시 말씀과 사람을 향해 사용하는 목회를 모티프로 만든 AI 이미지입니다.

AI를 목회에 사용하는 가장 좋은 이유는 더 많은 글을 더 빨리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자료 분류와 문장 교정에 드는 시간을 줄였다면, 그 시간을 본문 앞에 더 오래 머무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도의 이야기를 듣고, 병든 이를 찾아가며, 다음 세대를 만나고, 설교할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AI를 도입한 뒤 설교의 생산량만 늘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우리는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느냐 사용하지 않았느냐만이 아닙니다. 그 도구가 목회자를 말씀과 사람에게 더 가까이 가게 했는지, 아니면 그 둘로부터 멀어지게 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입니다.

AI는 설교자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책임의 경계를 분명히 세운다면, 설교자가 더 깊이 읽고 더 정확히 말하도록 돕는 조용한 연구 보조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손하람 목사 (분당한신교회 부목사 /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Th.D. 과정)

교육국·예배·문화미디어 사역을 담당하며, 목회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신학적으로 이해하고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도구로 삼되, 결국 사람과 하나님 앞에 서는 목회의 본질을 붙들며 오늘의 문화를 읽어가고 있습니다.

“기술을 넘어, 다시 사람과 하나님 앞에 서는 목회의 길을 묻습니다.”

손하람 목사 : 디지털 명함 바로가기

AI와 함께하는 더 깊은 목회 홈페이지 : www.haram.ai.kr

손하람 목사 저서(EBOOK)

처음 시작하는 AI목회 초급편(목회현장에서 바로 쓰는)
작가와 / ISBN13: 9791143805195
이야기로 심고 질문으로 키우는 교회교육
하가다·하부르타·생애주기별 신앙교육 실천가이드 / 작가와 / ISBN13: 9791143803559
성도들이 감동하는 설교 이렇게 해라
본문에서 삶으로, 말씀에서 변화로 / 작가와 / ISBN13: 9791143807601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네이버 블로그 「손하람 목사의 창가」(AI와 목회 · 활용 사례)에 2026년 9월 9일 게재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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