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첫째 주는 AI 쪽에서 유난히 소란스러운 한 주였습니다.
새 모델이 연달아 공개됐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AGI 시대가 도래했다"는 문장을 내놓았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보았고, 목회 현장에 남길 만한 이야기만 골라 열두 장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술 자랑을 옮겨 적으려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변화는 교회학교나 미자립 교회, 선교 현장처럼 사람과 장비가 부족한 자리에 실제로 닿는 지점이 있어서, 한 번은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AGI, 가운데 글자가 핵심입니다

AI라는 말은 익숙하실 겁니다. AGI는 그 사이에 General이 하나 들어간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AI는 한 가지를 아주 잘하는 전문가에 가까웠습니다.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가 따로 있고, 문서를 정리하는 도구가 따로 있었지요. AGI는 어떤 지적 과제든 학습하고 수행하는 단계를 가리킵니다. 특정 작업이 아니라 일상 전반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 결이 다릅니다.
일이 없어진다기보다
우리가 '일'이라고 불러온 것의 정의가 바뀐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7일 동안 일어난 일

날짜로 보면 이렇습니다.
· 9월 1일 — 앤트로픽이 페이블 5.1과 미토스 5.1을 함께 공개
· 9월 3일 — 오픈AI가 GPT-6 아스트라 공개
· 9월 7일 — 젠슨 황, AGI 시대가 왔다고 발언
GPT 옴니원에서 아스트라까지 걸린 시간이 4년이라고 합니다. 그 4년 사이에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일을 대신 처리하는 자리로 옮겨 앉았습니다.
잠깐, 모델 이름 이야기

곁가지지만 재미있는 부분이라 옮겨 둡니다.
클로드의 모델 이름은 하이쿠, 소넷, 오퍼스, 페이블 순서입니다.
· 하이쿠 — 일본의 짧은 시
· 소넷 — 정형시
· 오퍼스 — 작곡가의 대표작
· 페이블 — 우화
짧은 시에서 시작해 점점 긴 이야기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 위에 미토스, 곧 신화라는 이름의 모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열려 있지 않고 승인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방식 하나에도 만든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페이블 5.1과 미토스 5.1

9월 1일 공개된 두 모델은 같은 계열이지만 보안 등급이 다릅니다. 페이블 5.1은 일반 사용자도 쓸 수 있고, 미토스 5.1은 제한된 경로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발표된 수치로는 성능이 약 25퍼센트 올라가고 비용은 최대 45퍼센트까지 줄어든다고 합니다. 코딩과 지식 영역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도 함께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에 아스트라가 공개되면서, 이 발표는 거의 묻혔습니다.
프롬프트는 짧게 — 달라진 사용법

여기서부터는 바로 적용해 보실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동안 우리는 프롬프트를 길게 쓰라고 배웠습니다. 너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원하며 이것만은 하지 말라고, 길게 적어야 원하는 결과가 나왔지요. 그런데 공식 가이드의 권고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짧게 쓰라고 합니다.
모델이 충분히 똑똑해져서, 설명을 길게 붙이면 오히려 판단의 폭을 좁혀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 한 줄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그밖에 정리된 것들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 노력 수준은 기본값이 '높음'이지만 '중간'이 더 싸고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 지난 대화 기록은 손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 낮은 노력 설정에서는 검색을 잘 하지 않으니 자료 조사에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 스킬이나 지침 파일이 계속 쌓이면 모델이 헷갈리니 반년에 한 번은 정리해 주십시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면 대신 다 해준다"

9월 3일 공개된 GPT-6 아스트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컴퓨터 사용 능력이 직전 모델보다 65퍼센트 올라갔다고 합니다. 다만 사용자들이 더 크게 체감하는 건 성능보다 속도 쪽입니다. 같은 작업에 걸리던 시간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프레젠테이션 한 건이 5분에서 10분 사이에 완성된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신 토큰 소모가 상당히 빠르다고 합니다. 사용량 제한이 있는 요금제를 쓰신다면 이 부분은 미리 아셔야 합니다.
동시에 네 가지를 굴립니다

공개된 시연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한 사람은 3D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 다른 사람은 다음 시즌 제품 기획안을 부탁했습니다
· 누군가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물건을 올려 달라고 하면서, 다운로드 폴더에 있는 사진을 찾아 흠집이 있다는 설명까지 넣어 달라고 했습니다
· 또 다른 사람은 라이선스 계약서 초안을 부탁하면서 책임 제한 조항을 수정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모든 지시가 말로만 이루어졌고, 그동안 사용자는 테니스 코트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AI가 어려워하는 순서

AI가 다루기 쉬운 것부터 나열하면 텍스트 → 이미지 → 영상 → 3D 모델링 순입니다.
텍스트는 이미 사람 수준에 올라왔고 이미지도 거의 해결된 영역입니다. 영상은 일관성이 오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3D 모델링이 끝판왕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델의 실력을 비교하려면
가장 어려운 것을 시켜 보면 됩니다.
쉬운 작업은 어느 모델이나 비슷해서
차이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한 번에 시키지 말고, 단계로 쪼갭니다

이 부분이 오늘 글에서 가장 실용적인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개된 사례를 보면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먼저 2D 조감도로 공간 구조를 확정합니다
그다음 블렌더로 회색 덩어리 상태의 3D 모델을 세웁니다
거기에 재질과 조명을 입혀 렌더링합니다
마지막으로 언리얼 엔진을 써서 그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듭니다
서랍이 열리고 커피 머신이 작동하는 수준까지 구현됐는데, 초반에 프롬프트 몇 줄을 넣은 이후로는 AI가 혼자 진행했다고 합니다.
핵심은 단계입니다. 처음부터 완성본을 요구하지 않고 한 계단씩 확인하며 올라가는 방식이지요.
이건 3D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발표 자료를 만들 때도 자료 조사 → 목차 → 기획 → 페이지별 문구 → 완성본 순서로 밟으면 결과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같은 과제, 다른 결과

같은 프롬프트를 페이블 5.1과 아스트라에 각각 넣고 비교한 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프롬프트 한 줄로 45분 만에 3D 게임을 완성한 사례도 공개됐습니다. 놀라운 건 완성 자체보다, 화면을 움직여도 공간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관성 유지는 지금까지 AI 영상과 3D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목회 현장에서는

여기까지가 기술 이야기입니다. 이제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드리겠습니다.
AI로 만든 서비스 하나가 매출 50억을 냈고, 국내 한 업체는 1천억을 유치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작년까지는 AI로 어떻게 업무 효율을 높일까가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AI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로 넘어간 셈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흐름을 볼 때마다 조금 다른 자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돈이 몰리는 쪽이 아니라, 사람과 장비가 없어서 못 하던 자리 말입니다.
교회학교라면, 성경의 시대 배경과 공간을 3D로 세워 아이들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게 할 수 있습니다. 광야가 어떤 곳이었는지 말로 설명하는 것과, 눈으로 보고 걸어 보는 것은 다릅니다.
미자립 교회라면, 영상과 시각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접어야 했던 일을 혼자서도 해볼 수 있습니다.
선교 현장이라면, 같은 내용을 현지어로 바꾸고 보고 문서까지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도구가 커질수록 중요해지는 건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사람이 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심방도 기도도 설교의 무게도
AI가 대신 져 주지 않습니다.
그 경계를 정해 놓고 들어가야,
도구가 도구 자리에 머뭅니다.
필요한 만큼만. 오늘 한 가지부터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에 담은 내용은 공개된 발표와 라이브 방송에서 소개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수치와 날짜는 발표 시점 기준이며, AI 쪽은 워낙 빠르게 바뀌어서 보시는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교회학교나 사역 현장에서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다음 글에서 그 부분을 더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창가에 2026. 9. 18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