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사이에 주요 AI 모델 네 개가 한꺼번에 나왔다. xAI가 21일에 Grok 4.7을 냈고, 다음 날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5.5를, 오픈AI가 GPT-6 Sol과 GPT-6 Luna를 발표했다.
네 발표의 공통된 말은 "더 잘하면서 더 싸다"였다. 오픈AI는 새 두 모델의 API 가격을 이전 세대보다 절반 이상 내렸고, 앤트로픽은 오퍼스 5.5의 실사용 비용이 40% 줄었다고 했으며, xAI는 가격을 그대로 두고 성능을 올렸다고 했다.
이런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가장 쉬운 반응은 "그래서 어느 게 제일 좋은가"를 묻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 네 회사가 서로 다른 조건으로 재고,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값을 매겼기 때문이다. 이 글은 네 모델을 줄 세우지 않는다. 대신 각 회사 공식 문서에서 확인한 숫자를 나란히 놓고, 그 숫자를 목회자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교회 업무에 대입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정리한다.
이틀 사이에 나온 네 모델

클로드 오퍼스 5.5는 앤트로픽의 새 5.5 제품군 첫 모델이다. 긴 코딩 작업과 지식 노동을 겨냥했고, 100만 토큰의 문맥 창과 12만 8천 토큰의 최대 출력을 지원한다.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의 기준 시점은 2026년 6월이다. Claude 앱의 유료 요금제에서 바로 쓸 수 있고, API와 AWS·Google Cloud·Azure로도 제공된다.
GPT-6 Sol과 GPT-6 Luna는 오픈AI의 GPT-6 제품군을 넓힌 두 모델이다. 오픈AI는 이 둘을 GPT-6 Astra와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했으며, Astra가 보여 준 전문 업무·사실성·코딩·컴퓨터 사용 능력을 더 빠르고 저렴한 모델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Sol은 코딩과 에이전트 작업에, Luna는 대량의 반복 작업에 맞춰져 있다. 두 모델 모두 105만 토큰의 문맥 창을 지원한다. ChatGPT Work와 Codex에서 Plus·Pro·Business·Enterprise·Edu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무료·Go 사용자는 데스크톱 앱에서 Luna를 쓸 수 있다.
Grok 4.7은 xAI의 새 모델로, 이전 버전보다 큰 기반 모델 위에 더 긴 강화학습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한 번 답하고 끝나는 일보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작업을 겨냥했고, 결과를 내기 전에 스스로 멈춰서 점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변화다. 문맥 창은 50만 토큰, 지식 기준 시점은 2026년 5월이다.
이름에서 먼저 헷갈리는 것
여기서 짚고 갈 것이 하나 있다. 앤트로픽의 오퍼스 5.5 발표문에는 비교 대상으로 'GPT-5.6 Sol'이 나온다. 이번에 나온 GPT-6 Sol과는 다른, 한 세대 이전 모델이다.
두 회사가 같은 날 발표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앤트로픽은 발표 시점에 나와 있던 오픈AI 모델과 비교했고, 오픈AI는 오퍼스 5.5가 아닌 오퍼스 5와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나온 새 모델끼리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공식 자료는 아직 없다. 인터넷에 도는 비교표를 볼 때 이 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 하나, Sol과 Luna는 발표 시점 기준으로 ChatGPT의 일반 대화 화면에는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ChatGPT Work와 Codex, API로만 쓸 수 있다. 평소처럼 ChatGPT 대화창을 여는 사용자라면 당장은 체감하기 어렵다.
가격표를 읽는 법

API 단가만 놓고 보면 결론은 분명하다. GPT-6 Luna가 압도적으로 싸다. 100만 토큰당 입력 0.10달러, 출력 0.50달러로, 오퍼스 5.5의 40분의 1 수준이다.
GPT-6 Sol은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로 오퍼스 5.5의 정확히 절반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가격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5와 똑같다는 것이다. 앤트로픽 안에서도 오퍼스보다 한 단계 아래 모델이 같은 가격대에 있다. Sol을 오퍼스 5.5와만 비교하면 "절반 가격"이지만, 같은 가격대의 모델끼리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Grok 4.7은 입력 2달러로 Sol과 같고, 출력은 6달러로 Sol보다 싸다. 출력이 많이 나오는 작업이라면 Grok이 유리할 수 있다.
캐시 읽기 가격도 따로 볼 만하다. 같은 문서를 반복해서 참조할 때 쓰이는 값인데, 오퍼스 5.5와 Sol이 0.20달러로 같다. 입력 단가는 두 배 차이가 나는데 캐시 단가는 같다. 앤트로픽이 오퍼스 5.5의 캐시 읽기를 기본 입력 단가의 5%로 정했기 때문이다(다른 클로드 모델은 10%). Luna는 0.01달러, Grok은 0.50달러다.
진짜 차이는 '긴 입력 할증'에서 난다

가격표의 마지막 줄이 실제 비용을 크게 바꾼다.
오픈AI는 Sol과 Luna에 대해 입력이 27만 2천 토큰을 넘는 요청은 입력과 캐시를 2배, 출력을 1.5배로 받는다. Sol의 경우 입력 4달러, 출력 15달러가 된다. xAI도 Grok 4.7에서 20만 토큰을 넘으면 입력·캐시·출력을 모두 2배로 받는다(입력 4달러, 출력 12달러). 이 할증은 xAI 공식 모델 문서에 명시돼 있다.
반면 앤트로픽은 오퍼스 5.5를 포함한 최근 모델들에 대해 100만 토큰 문맥 창 전체를 같은 단가로 받는다고 공식 가격 문서에 적었다. 90만 토큰짜리 요청도 9천 토큰짜리 요청과 토큰당 가격이 같다.
그렇다면 27만 토큰은 어느 정도 분량일까. 앤트로픽 문서는 자사 최신 토크나이저 기준으로 100만 토큰이 약 250만 글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이 비율대로라면 27만 토큰은 대략 68만 글자, 20만 토큰은 50만 글자쯤이다. 주보 한 장을 3천 자로 잡으면 27만 토큰은 주보 220장 남짓, 4년 치 분량이다. 토크나이저가 회사마다 달라 정확한 환산은 아니지만, 교회가 몇 년 치 기록을 한꺼번에 넣는 작업이라면 이 경계선을 넘기 쉽다는 감각은 충분히 잡힌다.
같은 일을 맡기면 얼마가 드나

단가를 비교하는 것보다 실제 작업 하나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공식 단가로 두 가지 경우를 계산했다.
첫째는 짧은 질문이다. 입력 2만 토큰, 출력 2천 토큰 정도로, 본문 해설 자료 몇 쪽을 넣고 질문 하나를 던지는 설교 연구 한 번쯤에 해당한다. 오퍼스 5.5가 0.12달러, Sol이 0.06달러, Grok이 0.052달러, Luna가 0.003달러다. Sol은 오퍼스의 정확히 절반이다.
둘째는 긴 문서다. 입력 50만 토큰, 출력 5만 토큰으로, 몇 년 치 주보나 회의록을 한꺼번에 넣고 정리를 맡기는 경우다. 이번에는 Sol과 Grok이 할증 구간에 들어간다. 오퍼스 5.5가 3.00달러, Sol이 2.75달러, Grok이 2.60달러, Luna가 0.14달러다.
짧은 질문에서 오퍼스의 50%였던 Sol이, 긴 문서에서는 92%가 된다. "절반 가격"이라는 말이 문서 길이에 따라 거의 사라지는 것이다. Grok도 43%에서 87%로 올라간다. Luna만 어느 쪽이든 압도적으로 싸다.
실제 비용은 이 표보다 더 벌어진다
이 계산은 네 모델이 같은 글을 같은 토큰 수로 센다고 가정한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비용이 달라지는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토크나이저다. 모델마다 글을 토큰으로 쪼개는 방식이 다르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4.7 이후 모델이 새 토크나이저를 써서 같은 글에 대해 이전보다 토큰이 약 30% 더 나온다고 공식 가격 문서에 밝혔다. 단가가 20% 내려도 같은 글이 30% 더 많은 토큰으로 세어지면, 체감 비용은 생각만큼 줄지 않는다. 한국어는 이 차이가 영어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그 비율을 공개한 회사는 없다.
둘째는 생각(추론) 토큰이다. 오퍼스 5.5는 생각 모드를 끌 수 없다. 모델이 답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추론하는 과정이 출력 토큰으로 계산된다. 복잡한 작업에서는 이 과정이 품질을 올리지만, 짧은 작업에서는 비용만 늘린다.
셋째는 같은 일을 하는 데 쓰는 토큰의 양이다. 코드 리뷰 업체 CodeRabbit은 오퍼스 5.5를 자사 리뷰 파이프라인에 넣어 시험한 결과를 공개했다. 알려진 버그 80개 가운데 51개를 잡아 기존 구성(49개)보다 조금 나았고, 어려운 사례 13개에서는 10개 대 5개로 크게 앞섰다. 그런데 토큰은 약 50% 더 썼다. 기존 구성이 잡은 버그 가운데 9개는 놓쳤다. CodeRabbit은 "낮아진 토큰 가격이 실제 운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앤트로픽이 말한 "실사용 비용 40% 절감"은 앤트로픽이 정한 일반 작업 기준이다. 우리 교회 작업이 그 기준과 같다는 보장은 없다.
단가는 출발점일 뿐이다.
실제 비용은 우리 교회 작업을 직접 돌려 봐야 나온다.
벤치마크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네 발표문에는 모두 벤치마크 점수가 실렸다. 그런데 이 점수들을 한 표에 모아 순위를 매기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 발표에 그 이유를 보여 주는 사례가 있다.
컴퓨터 사용 능력을 재는 OSWorld 2.0에서, 앤트로픽은 오퍼스 5의 점수를 74.0%로 발표했다. 부분 점수를 포함한 기준이다. 같은 날 오픈AI는 같은 벤치마크에서 오퍼스 5를 60.3%로 적었다. 오픈AI 쪽 설정(xhigh)으로 잰 값이다. 같은 모델, 같은 이름의 평가인데 누가 쟀느냐에 따라 14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오픈AI는 이 조건에서 GPT-6 Sol이 60.5%로 오퍼스 5와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어느 쪽이 틀린 것이 아니다. 채점 방식과 설정이 다르면 숫자가 달라진다. 문제는 이 두 숫자가 각각 다른 회사의 발표 자료에서 따로 인용될 때다. 앤트로픽 표의 오퍼스 5 점수와 오픈AI 표의 Sol 점수를 나란히 놓으면, 실제와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
반대로 비교적 나란히 볼 수 있는 항목도 있다. 업무 자동화를 재는 AutomationBench에서는 두 회사가 오퍼스 5의 점수를 똑같이 26.9%로 적었다. 기준점이 같게 나왔다는 것은 적어도 비슷한 조건에서 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 항목에서는 GPT-6 Astra가 41.4%, 오퍼스 5.5가 40.0%, GPT-6 Sol이 33.2%, GPT-5.6 Sol이 28.8%다. 다만 설정이 완전히 같다는 보장은 없으니 참고 정도로만 본다.
그 밖에 오픈AI는 코딩 평가인 DeepSWE에서 Sol이 68.8%로 앤트로픽의 이전 최상위 모델 페이블 5(69.9%)에 근접했고, Luna도 66.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퍼스 5.5가 앤트로픽 발표에서 기록한 코딩·지식 작업 점수는 이전 글에서 따로 정리했다.
벤치마크를 쓸 때의 세 가지 원칙
하나, 같은 회사 발표 안에서의 비교만 믿는다. 오퍼스 5.5가 오퍼스 5보다 나아졌다는 것은 앤트로픽 표 안에서 의미가 있다. 다른 회사 표의 숫자와 섞는 순간 의미가 흐려진다.
둘, 발표 수치는 주장이다. 각 회사가 자기 모델에 유리한 과제를 고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독립 기관의 평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직접 시험하는 것이 낫다.
셋, 우리 업무와 가까운 평가만 본다. 아홉 개, 열 개씩 실리는 벤치마크 대부분은 코딩과 컴퓨터 조작 능력이다. 교회 업무와 거리가 있는 점수에서 1~2점 차이는 판단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안전성 발표도 같은 원칙으로 읽는다
세 회사 모두 안전성 수치를 함께 냈다. 이것도 같은 원칙으로 읽어야 한다.
앤트로픽은 오퍼스 5.5가 정해진 경계를 넘으려는 시도를 오퍼스 5보다 약 85% 덜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모델이 자신이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의심하는 징후가 있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적었다.
오픈AI는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든 시험에서, 접근이 명시적으로 거부된 상황에서 Sol이 우회를 시도한 비율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수치를 일반 사용 중의 실패율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xAI는 Grok 4.7에 새 안전장치를 넣어 탈옥 시도에 대한 저항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세 회사가 서로 다른 시험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치렀기 때문에, 이 숫자들로 "어느 모델이 더 안전한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세 회사 모두 한계를 함께 공개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교회가 도구를 고를 때도 회사가 무엇을 자랑하는지보다 무엇을 숨기지 않았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목회 현장에 대입하면

여기까지는 숫자 이야기였다. 이제 이 숫자들이 교회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업무별로 짚어 보자.

대부분의 목회자는 API가 아니라 구독자다
먼저 짚을 사실이 있다. 이 글의 가격표는 대부분 API 가격이다. 그런데 목회자 대부분은 API를 쓰지 않고 월 구독으로 앱을 쓴다. 구독자에게 API 단가 인하는 직접 체감되지 않는다.
구독자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표보다 어느 앱에서 무엇을 쓸 수 있느냐다. 오퍼스 5.5는 Claude 앱의 Pro·Max·Team·Enterprise 요금제에서 바로 쓸 수 있고, 앤트로픽은 이번에 이 요금제들의 5시간 사용 한도도 늘렸다. Sol과 Luna는 ChatGPT의 일반 대화 화면이 아니라 ChatGPT Work와 Codex에서 먼저 제공된다. Grok 4.7은 Grok Build에서 한도 안에서 무료로 써 볼 수 있지만 API 무료 사용은 없다.
그러니 "Sol이 더 싸니 바꿔야 하나"를 고민하기 전에, 지금 쓰는 앱에서 새 모델이 보이는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설교 연구와 원고 다듬기
설교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도 속도도 아니다. 없는 성경 구절이나 존재하지 않는 인용을 지어내지 않는가다.
이 점에서 공개된 자료가 가장 구체적인 것은 오퍼스 5.5다. 앤트로픽은 지어낸 수치나 인용이 하나라도 있으면 탈락시키는 보고서 작성 시험에서 18건 중 16건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른 세 회사의 발표 자료에서는 같은 형태의 시험 결과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18건 중 2건은 탈락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모델을 쓰든 인용과 장절은 원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모델이 좋아질수록 오히려 이 확인을 건너뛰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설교 연구 한 번에 드는 비용은 앞의 계산대로 가장 비싼 오퍼스 5.5도 0.12달러,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돈으로 200원이 채 안 된다. 이 정도 금액 차이로 모델을 고를 이유는 없다. 설교 연구에서는 비용보다 검증 가능한 답을 주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몇 년 치 주보·회의록 정리
교회에는 쌓인 문서가 많다. 몇 년 치 주보, 당회록과 제직회 회의록, 교회 규정집, 교육 자료. 이런 것을 한꺼번에 넣고 "지난 5년간 이 사안이 어떻게 논의됐는지 정리해 달라"고 맡기는 작업은 AI가 잘하는 일이다.
이 작업에서 긴 입력 할증이 결정적이다. 앞의 계산처럼 50만 토큰을 넣으면 Sol과 Grok의 가격 이점은 거의 사라진다. 긴 문서를 자주 다루는 교회라면 100만 토큰까지 할증이 없는 오퍼스 5.5가 비용 면에서도 불리하지 않다. 비용이 가장 중요하다면 Luna는 할증을 받아도 여전히 훨씬 싸다.
다만 이 작업에는 비용보다 먼저 따질 것이 있다. 회의록과 당회록에는 교인의 이름과 사정이 들어 있다. 외부 서비스에 넣기 전에 공개해도 되는 문서인지, 개인정보를 지웠는지, 서비스의 데이터 보존 정책이 어떤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판단은 어느 모델을 고르든 똑같다.
공지 요약과 반복 행정
주보 공지를 짧게 줄이고, 행사 안내문을 문자 길이에 맞게 다듬고, 여러 부서 보고를 한 장으로 모으는 일. 이런 반복 행정에는 가장 비싼 모델이 필요 없다.
이런 일에는 Luna 수준이면 충분할 가능성이 높다. 입력 단가가 오퍼스의 40분의 1이라 대량으로 돌려도 부담이 거의 없다. 다만 Luna는 현재 ChatGPT Work와 API로만 쓸 수 있어서, 일반 구독자가 당장 쓰기는 어렵다.
구독 앱 안에서 이런 일을 한다면 모델을 바꾸기보다 같은 앱 안에서 가벼운 모델을 고르는 습관이 더 실용적이다. 클로드라면 소넷이나 하이쿠, ChatGPT라면 가벼운 모델을 고르면 된다. 짧은 작업에 오퍼스 5.5를 쓰면 생각 모드 때문에 오히려 느리고 사용 한도가 빨리 줄어든다.
교회 FAQ 도우미 같은 자체 도구
교회 홈페이지에 FAQ 도우미를 달거나, 교육 자료 초안을 만드는 작은 도구를 만드는 교회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때는 API를 직접 쓰고, 가격표가 그대로 운영비가 된다.
이런 도구는 대개 같은 기준 문서(교회 안내, 예배 시간, 규정)를 매번 참조하는 구조다. 그래서 입력 단가보다 캐시 읽기 단가가 비용을 좌우한다. 이 항목에서 Luna가 0.01달러로 가장 싸고, 오퍼스 5.5와 Sol이 0.20달러로 같으며, Grok이 0.50달러로 가장 비싸다.
답변 품질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단순 안내라면 Luna가 유리하다. 반대로 성경이나 교리에 대한 질문이 섞여 들어올 수 있다면, 모델 선택보다 무엇에 답하지 않게 할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AI 목사 '디지털 쌍둥이' 사례를 다룬 이전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다.
여러 모델을 섞어 쓰는 비용
작업마다 가장 싼 모델을 골라 쓰면 비용은 줄어든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따로 든다.
회사마다 데이터 정책이 다르다. 어떤 자료를 어디에 넣어도 되는지 규칙을 모델마다 따로 정해야 한다. 담당자가 여러 서비스의 설정을 각각 확인해야 하고, 봉사자 교육도 두 배가 된다. 결제 계정이 늘어나면 관리도 복잡해진다.
작은 교회라면 한두 개 서비스를 정해 깊이 익히는 편이 여러 서비스를 얕게 쓰는 것보다 안전하고 오히려 싸다. 모델은 계속 바뀐다. 두 달 뒤면 또 새 모델이 나온다. 그때마다 옮겨 다니는 것보다, 한 서비스 안에서 가벼운 모델과 무거운 모델을 나눠 쓰는 습관이 오래간다.
한국어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네 회사의 발표문 어디에도 한국어 품질에 대한 설명은 없다. 벤치마크 대부분은 영어로 치러진다. 한국어 설교 원고를 다듬거나 한국어 성경 본문을 인용할 때 어느 모델이 나은지는, 공개된 자료로는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직접 시험해야 한다.
도입 전에 우리 교회 자료로 해 볼 시험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옮겨 다닐 필요는 없다. 대신 한 시간쯤 들여 우리 교회의 공개 자료로 직접 비교해 보면, 어떤 발표 자료보다 확실한 판단 근거가 생긴다.
같은 질문을 두 모델에 던진다 — 설교 연구 질문 다섯 개를 준비해 지금 쓰는 모델과 새 모델에 똑같이 묻는다
2. 인용과 장절을 대조한다 — 답에 나온 성경 구절과 인용을 원문과 하나씩 맞춰 보고, 틀린 개수를 센다
3. 모르는 것 앞에서 멈추는지 본다 — 교회 문서에 없는 내용(예배 시간, 담당자 이름)을 물어, 지어내지 않고 "자료에 없다"고 답하는지 본다
4. 한국어 문체를 본다 — 교회 공지 하나를 다듬게 하고, 우리말이 자연스러운지, 교회 용어를 제대로 쓰는지 본다
5. 사용 한도와 속도를 본다 — 평소 하던 작업을 한 번 해 보고, 한도에 걸리는 시점과 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적는다
다섯 가지 모두 공개 자료로만 한다. 상담·심방 기록, 교인명부, 출석·헌금 정보는 시험용으로도 넣지 않는다.
이 시험을 통과한 모델이 우리 교회에 맞는 모델이다. 벤치마크 순위표 맨 위에 있는 모델이 아니다.
맺으며

이틀 사이에 네 모델이 나왔고, 모두 더 싸고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 말은 대체로 사실이다. 다만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말했을 뿐이다.
가격표에서 봐야 할 것은 단가보다 긴 입력 할증이었고, 벤치마크에서 봐야 할 것은 점수보다 누가 어떤 조건으로 쟀느냐였다. 그리고 교회에서 봐야 할 것은 어느 모델이 가장 좋으냐보다, 우리 교회 작업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넣지 말아야 하느냐다.
가장 좋은 모델은 순위표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 자료로 직접 시험해서 고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모델을 고르든,
강단에 올라가는 문장의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
함께 읽기
· 클로드 오퍼스 5.5로 달라지는 목회 글쓰기와 검증 | 비용·벤치마크 정리 — https://blog.naver.com/haramprok/224420695000· 교회 AI 도입 전 체크리스트 12가지 | 시연 한 번에 결정하지 마십시오 — https://blog.naver.com/haramprok/224416526581
클로드 오퍼스 5.5로 달라지는 목회 글쓰기와 검증 | 비용·벤치마크 정리 ↗
· AI에 교회 문서 넣기 전 30초 점검 | 계정 설정만 믿지 않는 법 — https://blog.naver.com/haramprok/224414090144· AI 목사 '디지털 쌍둥이' 사례 | 목회자 AI는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가 — h
교회 AI 도입 전 체크리스트 12가지 | 시연 한 번에 결정하지 마십시오 ↗
ttps://blog.naver.com/haramprok/224419635994
참고 자료
AI에 교회 문서 넣기 전 30초 점검 | 계정 설정만 믿지 않는 법 ↗
· Introducing Claude Opus 5.5, Anthropic — https://www.anthropic.com/news/claude-opus-5-5 (확인 2026-09-23)
· Models overview · Pricing, Claude Platform Docs — https://platform.claude.com/docs/en/about-claude/pricing (확인 2026-09-23)
· OpenAI releases GPT-6 Sol and Luna models, slashing API costs 50% or more, VentureBeat — https://venturebeat.com/technology/openai-releases-gpt-6-sol-and-luna-models-slashing-api-costs-50-or-more (확인 2026-09-23)
· GPT-6 Sol and Luna: API Prices, Benchmarks and Trade-offs, Digital Applied (OpenAI 발표 차트 인용) — https://www.digitalapplied.com/blog/gpt-6-sol-luna-launch-pricing-benchmarks-2026 (확인 2026-09-23)
· Grok Models & Pricing, xAI Docs — https://docs.x.ai/developers/models (확인 2026-09-23)
· Claude Opus 5.5 Code Review Benchmarks, CodeRabbit — https://www.coderabbit.ai/blog/opus-5-5-model-review (확인 2026-09-23)
가격과 벤치마크는 각 회사 발표 시점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비용 계산은 모든 모델이 같은 토큰 수를 쓴다고 가정한 단순 계산입니다.
이 글은 손하람 목사의 창가에 2026. 9. 23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